극단적 절망에 빠진 한 청년의 정신적 붕괴와 살인
인간 내면의 고뇌와 갈등을 그린 리얼리즘의 대작
가난한 대학생 라스콜니코프에겐 홀어머니와 여동생이 있다. 그 두 사람에게 라스콜니코프는 범접할 수 없는 세상 유일의 희망이다. 대학을 졸업하면 대단한 출세를 할 거라고 기대하면서, 그들은 그의 학비를 마련하기 위해 어떤 불편과 모욕도 기꺼이 참아낸다. 사랑하는 여동생은 그의 출세를 돕기 위해 원치 않는, 비열하기 짝이 없는 남자와 결혼까지 감당하려 한다.
그는 이런 현실이 답답하고 증오스럽다. 그리하여 학교도 그만두고, 어느 누구도 만나지 않으며, 끼니까지 거르면서 좁은 하숙집에 스스로를 감금한다. 병적인 사색 속에서 그의 정신착란 증세는 점점 심각해지고, 결국 악랄한 고리대금업자인 노파를 죽인다. 단순히 물건을 훔치기 위한 강도살인이 아니다. 나폴레옹처럼 선택된 강자는 인류의 행복을 위해 사회의 도덕률을 뛰어넘을 권리가 있다는 어긋난 사상(신념)에 의한 살인이다.
최초의 살인은 운 좋게도 아무런 흔적을 남기지 않았고, 그를 의심하는 사람조차 없었다. 하지만 그의 마음에 새겨진 죄의식은 스스로를 잔인하게 억압한다. 결국 그는 경찰서에서 노파의 살인사건 이야기가 나오자 갑자기 기절해 버렸고, 이후 심각한 정신착란 증세를 보이며 스스로 파멸해간다.
바쁜 현대인을 위한 스마트한 고전 읽기
<20분 고전읽기> 시리즈는…
시간적 여유가 없는 직장인, 청소년들을 위해 고전문학의 핵심가치와 스토리, 철학은 살리되, 중요도가 낮은 서술적 은유적 표현은 최대한 배제해 ‘쉽게 읽고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신개념 고전읽기를 제시한다. 지하철이나 버스 등의 이동시간을 고려해 20분에 독파할 수 있는 분량으로 정리했다.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Fyodor Mikhailovich Dostoevskii 1821~1881)
모스크바 출생. 톨스토이와 함께 19세기 러시아 문학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문호.
처녀작 <가난한 사람들>(1846)에 이어 <백야(白夜)>(1848)를 출간한 이후, 공상적 사회주의 혁명가들과 교류를 시작하면서 큰 변화를 겪는다.
1849년 봄 페트라셰프스키 사건에 연좌되어 사형선고를 받았으나, 총살 직전 황제의 특사로 징역형으로 감형되어 시베리아로 유배를 떠난다. 그 후 사회적 환멸의 시대를 겪고, 아내와 형의 죽음, 발행한 잡지의 실패 등으로 수년간 피폐한 삶을 보내게 된다.
1867년 중편 <노름꾼>(1866)의 구술(口述)이 계기가 되어 사귀게 된 속기사 안나 스니트키나와 재혼, 빚쟁이의 추궁을 피해 4년간 해외 도피생활을 한다. 이 궁핍한 생활 속에서 <죄와 벌>(1866) <백치>(1868) 등 불후의 명작을 남긴다. 고국으로 돌아온 도스토옙스키는 만년의 10년 동안 장편 <미성년>(1875)과 사색의 집대성이라 할 만한 <카라마조프의 형제들>(1879∼1880)을 발표한다. 1981년 1월 28일 서거, 페테르부르크에 있는 알렉산더 네프스키 대수도원의 묘지에 안치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