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파되어 혼자 무인도에 표류한 사나이의 처절한 생존기록
생사를 넘나드는 28년간의 흥미진진한 모험담
어디론가 떠돌아다니고 싶은 생각에 가득 차 있던 청년 로빈슨 크루소는 아버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공짜로 배 여행을 할 수 있다는 친구의 말에 이끌려 배에 올라탄다. 항해는 시작부터 불길했다. 강을 벗어나자 파도가 무섭게 일기 시작했고, 그는 난생처음 배 멀미를 하며 죽을 고비를 넘긴다. 하지만 파도가 잔잔해졌을 무렵, 그는 집으로 돌아가리라는 맹세를 저버리고 다시 새로운 모험을 시작한다.
그는 운 좋게도 기니의 무역업자가 되어 큰 이익을 거두었지만, 두 번째 항해에서 해적선에 포위당해 해적 선장의 포로가 된다. 2년쯤 흘렀을 때 탈출에 성공한 그는 우여곡절 끝에 브라질에 도착해 사탕수수 농장에서 일했고, 부유한 농장주가 된다. 하지만 사업이 커지고 재산이 늘어나자 그의 머릿속은 온통 공상과 모험으로 가득 차게 되고, 결국 노예무역의 관리자가 되어 다시 항해를 시작한다.
이번이야말로 최악의 운명이었다. 격렬한 허리케인이 배를 덮쳐 선원 전원이 사망하고, 혼자만 가까스로 살아남아 무인도에 도착한 로빈슨 크루소. 혼자 힘으로 말뚝과 밧줄로 울타리를 만들고, 의자와 탁자를 만들고, 곡식 농사를 지어 빵을 만들어 먹으면서 기적처럼 살아간다. 하지만 안전하다고 생각했던 그 섬에 야만인들이 들이닥치면서 그의 평화는 산산조각 나버리는데……. 무인도에 표류한지 28년 2개월 19일 만에 드디어 탈출에 성공한 로빈슨 크루소의 삶과 죽음을 넘나드는 흥미진진한 모험담이 펼쳐진다.
대니얼 디포
(Daniel Defoe, 1660~1731)
영국의 저널리스트 겸 소설가. 상인의 아들로 태어나 메리야스 상점을 경영하다가 1688년 윌리엄 3세의 군대에 들어갔다. 비국교도에 대한 영국 교회의 탄압이 심했을 때 그것을 풍자한 작품 <비국교도 대책 첩경>(1702)을 발표해 필화(筆禍)를 당하여 감금되었다. 정치와 교회와 무역에 관한 논설은 언론인다운 독창성을 발휘해 당대의 가장 인기 있는 언론인으로 명성을 누렸다.
그는 60세가 되어 영문학상 그의 이름을 영원히 남긴 <로빈슨 크루소(Robinson Crusoe)>(1719)를 발표했다. 실질적인 처녀작이다. 대표작으로 <해적 싱글턴(Captain Singleton)> <몰 플랜더스(Moll Flanders)> <로크사나(Roxana)>(1724) 등 많은 작품이 있다. 디포의 소설은 악당의 일대기를 다룬 이른바 ‘악당소설’이 많고, 사실적 수법 때문에 영국 최초의 근대적인 소설로 간주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