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와 20세기를 연결하는 실존주의 작가
고립과 고독 속에서 파멸해가는 문명인을 그리다
이 책에 나오는 <문명의 전초지>(1896)는 콘래드의 걸작 중의 하나인 <암흑의 핵심>을 예견케 하는 단편으로 비평가들의 주목을 끈 작품이다.
카이에르츠와 카알리어라는 두 사나이는 어떤 회사에 고용되어 상아를 수집하도록 아프리카의 한 출장소에 배치된다. 거기에서 문명인인 그들의 와해가 급속도로 진행된다. 그들은 서구 문명과 단절되어 ‘아무런 도움도 없이 황야에 직면’하도록 내버려진 것이다. 그들은 이러한 고립과 고독을 극복할 수 있도록 아무 준비도 갖추어져 있지 못하다.
이 단편은 서구사회에서 단절된 고립과 고독 속에서 문명인이 파멸해 가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콘래드가 콩고 여행 중에 얻은 경험이 바탕이 되고 있다. <문명의 전초지>라는 제목은 그 내용과 관련하여 생각해 볼 때 매우 아이러니컬한 것을 알 수 있다.
조셉 콘래드
(Joseph Conrad 1857~1924)
영국 소설가 겸 해양문학의 대표적 작가.
1857년 12월 3일 제정러시아 치하의 폴란드 베르디체흐에서 태어났다. 폴란드 독립운동에 참가하였던 아버지가 북러시아로 유형당한 끝에 죽자 삼촌에게 양육되었다. 1874년 마르세유에서 선원이 되었고, 그 후 세계 각지를 항해하다가 1878년 영국에 정착, 1886년 영국에 귀화하여 선장 자격시험에 합격했다. 1890년에는 콩고강을 왕래하는 기선을 맡았으며, 식민지 생활의 처절함을 직접 본 후 비관적인 인식을 갖게 되었다. 1894년부터는 영국에 정주하여 본격적인 문필생활을 시작했다.
처녀작 <올메이어의 어리석음>(1895), 해양소설의 걸작 <나르시소스호의 흑인>(1897), 콩고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어둠의 심장>(1899) 등의 작품을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