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 최대 독창자로 꼽히는 미국 작가
환상과 공포에 대한 독특한 관찰 그리고 해석
이미 세상을 떠난 지 백년이 넘었으나 아직도 미국 작가들 중에서 가장 인기 있는 작가, 에드거 앨런 포. 그의 소설은 시간의 흐름과 더불어 퇴색하지 않고 어떤 특정한 장소의 시간에 국한되지 않는다. 포는 이 지구상의 어떤 특정한 장소에 관한 글을 쓰질 않았다. 그가 창작한 인물들은 환상과 공포의 꿈에 떠돌고 있으므로 1세기 전에 쓰인 것으로 생각할 수 없는 새로움을 보존하고 있다.
포는 상당히 일찍부터 우리나라에 전해져 있었지만 아직 완전하지는 않다. 보통의 문학적 상식으로 포를 거론할 때 기이하고 기괴한 것만을 그린 퇴폐적인 문학으로 생각되고 있음은 그의 진가가 일반적으로 이해되고 있지 못한 것을 보여 주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19세기 전반기의 이 작가를 재평가해야 마땅하다.
<군중 속의 사람>에서는 대도시의 혼잡 속을 방황하는 불가사의한 노인을 묘사하고 있다. 이 작품의 첫 부분에서 시가를 스쳐 지나가는 군중―귀족, 장사꾼, 사무원, 치기배, 도박꾼, 멋쟁이, 군인, 행상인, 거지, 병자, 여점원, 창녀, 주정꾼 등을 작가의 예리한 관찰자적 시선을 통해 영화와도 같이 발랄하게 묘사되어 있는 부분은 근대 문학의 걸작을 꼽힐 만하다.
그의 작품은 19세기 프랑스 작가에게 위대한 영향을 주었으며, 포는 유럽 문학의 방향을 바꾸게 한 최초의 미국인이었다.
에드거 앨런 포
(Edgar Allan Poe 1809~1849)
19세기 최대의 독창가로 꼽히는 미국의 시인•소설가•비평가. 1809년 미국 보스턴에서 출생. 어머니는 배우였으나, 그가 3세가 되기 전에 사망하여 부유한 상인 존 앨런의 집에서 양육된다. 일찍이 어머니를 잃은 탓에 항상 이상적인 여성상을 추구하다, 14세 때 친구의 어머니를 동경하기도 했다. 17세에 버지니아대학에 입학하였으나, 양부로부터의 학비조달이 제대로 되지 않는 등 어려운 여건 속에서 무절제한 생활을 하여 1년도 못 되어 퇴학당한다.
감수성이 강하였던 그는 18세 때 <티무르>(1827)를 보스턴에서 익명으로 출판했다. 그러나 아무런 비평도 받지 못하고, 형편이 어려워지자 웨스트포인트 육군사관학교에 들어가기도 했다. 그동안 몇 편의 시를 발표했으나 별다른 반응이 없자, 소설을 쓰기로 마음을 바꾼다.
1831년부터는 미망인인 숙모와 그의 딸 버지니아와 함께 볼티모어에 살면서 각종 잡지와 신문의 현상소설에 응모했다. 1832년 <병 속의 수기>, 1843년에는 <황금 풍뎅이>가 당선되면서 단편소설의 전성시기가 찾아왔다. 대표작으로 <어셔가의 몰락> <모르그가의 살인사건> <검은 고양이> <도난당한 편지> <군중 속의 사람> 등이 있다.